1. 아트 바젤 파리가 왔다
바젤, 마이애미, 홍콩에 이어, 네 번째 아트 바젤의 도시로 선택된 곳은 파리!
파리에서 10월 16일부터 그 첫 번째 아트페어가 열렸습니다.
아트 바젤 파리의 무대가 되어준 그랑 팔레는 100년이 넘는 역사를 지녔습니다. 1900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위해 건립된 전시장으로 철골 구조물과 높은 유리 천장이 특징인데요. 드물게 따뜻했던 오프닝날, 천창을 통해 햇빛이 쏟아져 들어와 온실 효과를 제대로 느꼈다죠. 선글라스를 끼고 작품을 보는 VIP들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랑 팔레를 지난 3년 동안 보수 공사하여 재개관했는데 컨벤션센터나 천막에서 진행하는 아트페어들에 비해 ‘우아한’ 세팅이었습니다.
소문난 미술 맛집에 제일 먼저 가봐야죠. VIP를 위한 오프닝 날에 인파가 몰려 입장까지 상당한 대기 시간이 걸렸고, 화장실이며 카페에도 줄이 늘어섰습니다. 오후가 되자 아트페어 내부 카페의 음료와 음식이 모두 동이 날 정도로 성황이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다음 날 폭우가 시작되었습니다. 40년 만의 폭우로 천정에서 물이 새기 시작해 일부 갤러리들은 차단막을 설치하거나 작품을 옮겨야 했습니다. 처음으로 열리는 아트 바젤 파리가 관객 경험의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웠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트 바젤 파리는 아직 하루를 남긴 지금까지 ‘성공적’이라는 평가가 지배합니다. 화이트 큐브 갤러리가 줄리 머레투의 작품을 약 130억 원(950만 달러)에 판매해 가장 화제가 되었습니다. 하우저앤워스 갤러리는 마크 브래드포드의 작품을 약 48억 원(350만 달러), 팔레 드 도쿄에서 대규모 전시중인 바바라 체이스-리버드의 작품을 약 30억 원(220만 달러)에 각각 판매했으며, 페이스 갤러리는 솔드아웃되었다고 알려졌습니다.
'Paris+ par'라는 이름에서 'Art Basel Paris'로 리브랜딩을 한 후 성격이 명확해졌습니다. 아트페어계의 선두주자로서 그 브랜드를 가져가는 도시 자체를 바꾸는 힘이 있는데요. 195개 참여 갤러리 중 60여개를 파리를 기반으로 한 갤러리로 채우고, 아방가르드가 탄생한 곳이 이곳이라는 점을 잊지 말라는 듯 발칙한(?) 작품들을 포함한 특별 프로그램 ‘Oh La La!’를 파리에서만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번 시즌에 주목받는 아티스트로 아트 바젤 파리와 동시에 새 전시를 오픈한 파운데이션 루이비통의 기획전을 통해 탐 웨슬만의 이름이 자주 거론되고 있습니다. <Pop Forever Tom Wesselmann & …> 이라는 제목으로 팝아트의 스타 아티스트 앤디 워홀과 재스퍼 존스와 같은 아티스트들과 탐 웨슬만을 함께 등장시켰습니다. 웨슬만의 경매 최고가는 약 146억 원(1,070만 달러) 으로 동료 팝아티스트들에 비하면 낮은 가격이지만 완전히 알려지지 않은 작가는 아니지요. 웨슬만의 입지를 높이려는 전략이 잘 작용했는지 아트 바젤 파리에서도 그의 작품을 여러 갤러리 부스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유서 깊은 그랑 팔레에서 첫 회를 연 아트 바젤 파리가 컬렉터들의 캘린더에 반복되는 일정으로 남게 될까요? 런던에서 파리로 이어진 2024 아트페어 마라톤 이후 그 평가를 기다려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