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천재에게 주는 10억 원의 상금, 그 주인공은?
어느 날 낯선 번호로 걸려온 전화가 “당신이 10억 원의 상금의 주인공으로 선정되었습니다” 라고 말해준다면 어떨까요? 실제로 어떻게 사용하든 상관없이 5년에 걸쳐 10억 원 상당 (80만 달러)의 현금을 지급하는 상이 있습니다. ‘천재상(지니어스 그랜트)’이라고 불리는 맥아서 파운데이션이 주관하는 펠로우십입니다. 미국에서 가장 큰 금액을 수여하는 상으로 알려져있습니다. 수상자들은 자신이 노미네이트되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전화로 결과를 알게 된다고 합니다.
매년 어떤 인물이 이 ‘천재상’을 받는지 큰 관심의 대상이 됩니다. 이번 주에 발표된 2024 맥아서 펠로우에 선정된 미술가는 토니 코크스, 에보니 G. 페터슨, 웬디 레드 스타, 저스틴 비비안 본드입니다.
토니 코크스는 브라운 대학교의 교수로 제직 중인 교육자이자 비주얼 아티스트, DJ, 영화 감독, 저자입니다. 원색의 배경 위에 강렬한 텍스트가 등장하는 인상적인 비디오 작품으로 알려진 코크스는 권력, 인종, 외국인 혐오와 같은 주제를 탐구합니다. 흥겨운 팝송과 사회적으로 반향을 일으킨 사건을 병치시켜 만들어내는 충격과 아이러니는 코크스가 오랫동안 집중해온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가 어떻게 개인의 삶에 영향을 주는지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에보니 G. 패터슨은 식민주의와 관련된 역사적 서사에 도전하는 조각 작품을 제작합니다. 마치 야생 식물 같은 패터슨의 작품은 종이 조각과 비즈, 천, 실 등을 엮어 만든 것으로 억압의 유산을 다루면서 치유의 공간을 제공합니다. 자메이카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이주한 후 미술을 공부한 패터슨은 뉴올리언스 트리에날레를 공동으로 큐레이팅하고 있습니다.
웬디 레드 스타는 본인의 배경이기도 한 미국 원주민의 근원을 탐구하는 사진 작품으로 알려졌습니다. 역사적 기록물을 수집하고 재구성하여 잊혀지거나 무시되어 온 맥락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미국 사회가 틀을 만들고 강요한 원주민의 이미지에서 소외된 진정한 의미와 역사를 짚어내는 작품은 방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스틴 비비안 본드는 카바레 공연과 시각 예술을 혼합하여 퀴어 커뮤니티가 직면한 정체성 문제를 제시합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을 적극적으로 작품 안에 끌어들여 퍼포먼스로 만들어내는 작품은 사회적 논평으로 작용합니다. 본드의 작업은 퍼포먼스 아트와 사회운동의 교차지점에 위하면서 규범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창의성, 독창성, 문제 해결 능력을 지닌 다양한 분야의 인물들을 적극적으로 후원하기 위해 재정된 맥아서 펠로우를 통해 예술의 역사와 미래 그리고 정체성에 대한 토론을 이끌어내는 아티스트들이 새로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올해 선정 작가들의 앞으로의 작업을 기대해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