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트레터
1️⃣ 침묵과 반전의 2025년 봄 뉴욕 미술 경매
2️⃣ 뉴욕의 갤러리에서 만나는 현대 미술 6월 클래스 안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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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트어드바이저 지연입니다.
최신 해외 미술 소식을 배달하는 아트레터가 왔습니다. 💌
가끔 마주하고 싶지 않고, 한 걸음을 떼기가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럴때면 빈센트 반 고흐의 글에서 두려움을 마주하는 용기를 얻습니다.
"어부들은 바다가 위험하고 폭풍이 무섭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이런 위험을 이유로 육지에 머물러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지혜는 그것이 통하는 사람들에게 맡겨둔다. 폭풍이 몰아치고 — 밤이 찾아올 때 — 더 나쁜 것은 무엇인가? 위험인가, 아니면 위험에 대한 두려움인가? 나에게 현실을 달라, 그 위험 자체를."
단단한 지면을 딛고 나아가 출렁이는 배에 몸을 싣고 풍요로운 바다로 향하는 기대와 희망이 살게 하고 성장하게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 이번 주의 흥미로운 미술 소식을 알아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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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줄요약 #아트뉴스
⬩퓰리처상을 수상한 베트남전 사진 <The Terror of War>(네이팜탄 소녀)의 원작자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면서 세계보도사진재단(WPP)이 52년 만에 작가 표기를 중단
⬩영국 정부, 1,020만 파운드 보티첼리 성모자화 수출 막아 - 120년간 개인이 소장했던 작품을 국내 기관이 구매할 수 있도록 오는 8월 8일까지 유예 기간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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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e's, New York, 2025 spring evening sale preview, photo by Jiyeon J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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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침묵과 반전의 2025년 봄 뉴욕 미술 경매
2025년 5월, 뉴욕의 주요 경매 중 하나인 근현대 미술 이브닝 세일이 전반적으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세계 미술 시장이 위축된 가운데, 대형 경매사들 역시 예년만큼의 활기를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2025년 5월 13일, 소더비 뉴욕에서 열린 모던 아트 이브닝 세일은 전체 낙찰 총액 1억 5,200만 달러(수수료 포함 1억 8,640만 달러)를 기록하며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러나 사전에 제시된 1억 7,000만~2억 4,800만 달러의 예상 범위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결과였습니다. 특히, 경매의 하이라이트로 소개되었던 알베르토 자코메티의 조각 <Grande tête mince>가 유찰되면서 경매장의 분위기를 결정지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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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theby's evening sale live streaming screenshot, courtesy of Sotheby'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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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nde tête mince>는 자코메티가 1954년에 구상하고 1955년에 주조한 청동 흉상으로, 그의 동생 디에고를 모델로 한 작품입니다. 1956년 베니스 비엔날레에도 출품된 이 작품은 고(故) 셸던 솔로우의 소장품으로, 그의 아들이 운영하는 솔로비에프 재단이 위탁한 상태였습니다. 추정가는 7천만 달러 이상이었지만, 입찰은 6,400만 달러 선에서 멈추었고, 보장(개런티) 없는 조건이었던 탓에 결국 낙찰되지 못했습니다. 유찰 순간 경매장에는 침묵과 탄식이 흘렀습니다. 소더비 모던·인상파 부문 책임자 줄리언 도스는 경매 직후 “관심과 제안은 분명 있었지만, 이 작품의 시간이 아니었다”고 밝혔습니다. 2021년 저스틴 선이 7,840만 달러라는 높은 가격에 자코메티의 조각을 구입해 자코메티 시장에 관심이 쏠렸지만, 이번 경매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자코메티의 작품 유찰 이후 경매는 다소 흔들렸고, 앙리 마티스의 <Le Bras>, 앤드루 와이어스의 <Sparks>, 그리고 데이비드 스미스의 작품 등 총 9점이 유찰되며 침체된 분위기를 반영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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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k Lloyd Wright lamp at Sotheby's, New York, photo by Jiyeon J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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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작품은 경매장을 뜨겁게 달궜습니다. 미국 건축가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가 디자인한 램프는 무려 11분간의 경합 끝에 750만 달러에 낙찰되며 작가의 경매 최고가를 경신했습니다. 또한 윌렘 드 쿠닝의 <Two Figures in Dunes>는 기존 판매가보다 대폭 상승한 320만 달러에 낙찰되었습니다.
이어서 5월 14일에 열린 크리스티 뉴욕의 21세기 이브닝 세일은 예상대로 조용히 진행되었습니다. 총 38점 중 4점이 사전에 철회되었고, 낙찰률은 92%로 양호했지만, 대부분의 작품은 치열한 경쟁 없이 낙찰되었습니다. 수수료를 포함한 총 낙찰 금액은 약 9,650만 달러로, 예상 범위 안에 간신히 들어가는 수준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경매가 특별했던 이유는 마를렌 뒤마의 작품 <Miss January>가 작가의 최고가를 기록하여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켰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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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ie's evening sale live streaming screenshot, courtesy of Christie'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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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에 제작된 <Miss January>는 높이 2.8미터에 달하는 대형 초상화로, 분홍색 양말 하나만을 착용한 채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미인대회 참가자의 강렬한 이미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1,360만 달러 (약 190억 원)에 낙찰되어 살아 있는 여성 작가의 최고 경매가를 새롭게 경신했습니다. 이전 기록은 제니 사빌이 2018년 소더비 런던에서 세운 950만 파운드 (약 176억 원)이었습니다. 20년 전에 구매한 뒤마의 작품을 이번에 내놓은 메라와 돈 루벨은 마이애미의 메가 컬렉터로 불리는 부부입니다.
뒤이어 등장한 시몬 리의 청동 조각 <Sentinel IV>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2020년에 제작된 이 작품은 약 570만 달러에 낙찰되어, 작가 본인의 종전 기록, 약 280만 달러를 두 배 이상 경신했습니다. 이 외에도 엠마 맥킨타이어와 루이스 프라티노 등 신진 작가들이 자신들의 최고가를 경신하며 조용히 시장에 존재감을 드러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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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mory Ware Flat #42 by Mike Kelley from the Barbara Gladston Collection at Sotheby's, New York, photo by Jiyeon J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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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밤, 소더비에서는 3부작으로 구성된 이브닝 세일이 열렸습니다. 이 중에서도 특히 주목을 받은 것은 여성 갤러리스트이자 컬렉터인, 바바라 글래드스톤과 다니엘라 룩셈부르크의 컬렉션이었습니다. 작년에 타계한 글래드스톤의 소장품에서 나온 12점은 모두 낙찰되어 약 1,85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룩셈부르크가 소장했던 15점 역시 모두 낙찰되어 약 4,04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두 컬렉터 모두 뛰어난 안목과 미술사적 지식을 지닌 인물로 평가받으며, 이들이 소장했던 작품이라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보증서처럼 작용했습니다.
글래드스톤 컬렉션 중에서는 앤디 워홀의 <Flowers> 연작이 특히 주목을 받았습니다. 검은 꽃이 초록 배경 위에 놓인 이 작품은 희소성과 강렬한 색감으로 인해 예상가의 두 배 이상인 380만 달러에 낙찰되었으며, 캐롤 던햄의 작품은 본인의 경매 최고가를 새로 썼습니다. 룩셈부르크 컬렉션에서는 루치오 폰타나의 1963년작 <Concetto spaziale, La fine di Dio>가 가장 높은 추정가를 받은 작품이었으며, 실제로 1,440만 달러에 낙찰되었습니다. 특히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의 거울 작품 <Maria nuda>는 8명의 입찰자가 경합을 벌이며 가장 치열한 경쟁을 연출한 후 340만 달러에 낙찰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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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Dorothy Lichtenstein Collection at Sotheby's, New York, photo by Jiyeon Jun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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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더비의 마지막 파트인 컨템포러리 이브닝 세일은 총 41점 중 38점이 낙찰되어 93%의 낙찰률을 기록했으며, 총 1억 2,71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일부 대형 작품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신진 작가들의 작품은 활발한 입찰을 이끌어냈고, 작년에 세상을 떠난 로이 리히텐슈타인의 부인의 컬렉션에서 나온 리히텐슈타인 9점은 모두 낙찰되며 총 2,900만 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번 뉴욕 경매 주간은 전반적으로 조심스러웠고, 가격 역시 대부분 예상 범위 내에 머물렀습니다. 모던 아트는 비교적 가격 변동이 적고 안정적인 투자 대상으로 여겨져 왔지만, 이번 세일은 그 ‘안정성’이 절대적이지 않다는 점을 보여주었습니다. 자코메티와 같은 초블루칩 작가조차 보장 없이 시장에 나올 경우, 구매자는 매우 신중해진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입니다.
그러나 여성 작가들의 강세와 더불어, 여성 컬렉터들의 단독 컬렉션이 보여준 영향력은 미술 시장이 “얼마에 팔렸었나”보다 “누가 만들었고, 누가 소장했는가”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성 작가의 미술사적 재조명과 여성 컬렉터의 영향력 증대는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시장 구조의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뉴욕의 이 조용한 봄 경매는 바로 그 변화의 신호일지도 모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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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갤러리에서 만나는 현대 미술] 6월 클래스가 찾아갑니다.
올해 1월에 시작해 세 번째로 진행하는 온라인 클래스가 6월 4일에 시작합니다.
오늘 뉴스레터에서 최근 미술 경매에서 중요하게 등장한 아티스트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와 갤러리스트 바바라 글래드스톤과 같은 인물과 미술계 생태계에 대해 깊이있게 다루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아티스트와 갤러리스트를 중심으로 현대 미술의 흐름을 읽는 법, 궁금하신가요?
지난 클래스에 참여하신 분들께 먼저 안내를 드렸는데 벌써 이렇게 따뜻한 메세지와 함께 신청을 해주셔서, 저 역시 다음 회차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지연님 수업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좋은 전시를 놓쳤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다음 수업도 잘 부탁드립니다!"
"6월에도 강의가 또 열려서 기뻐요. 이번에도 실시간 참여는 못하겠지만 녹화비디오로 흥미로운 작품들과 작가들/ 갤러리들의 이야기 잘 따라가보겠습니다."
"메일 보자마자 신청했어요! 6월에 뵈어요!"
📋 클래스 상세 정보 📋
📍 제목: 뉴욕의 갤러리에서 만나는 현대 미술
📍 형식: 온라인 강의 (Zoom) + 녹화 비디오 다시보기 (30일간)
📍 시간: 매주 수요일 한국 10 pm / 미국 (뉴욕) 9 am 부터 1시간
📍 날짜: 총 4회: 6월 4일, 11일, 18일, 25일
📍 알림: 줌 Zoom 링크는 신청 확인 후 이메일을 통해 발송됩니다.
📍 신청 기간: 지금부터 한국 시간 6월 3일 자정까지 이메일 접수
👉 신청방법: 구글폼을 작성해 주세요.
👉 더 자세한 내용은 이 페이지를 참고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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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뉴스레터를 읽어보시고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주저말고 이메일 주세요. 인사도 좋고요!
여러분의 이메일이 아트레터를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됩니다.
그럼 또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갈게요.
정지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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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배달가는 전세계 미술 소식
아트레터
© JUNG & CO ART ADVISORY
jj@jungandc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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