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트어드바이저 지연입니다.

최신 해외 미술 소식을 배달하는 아트레터가 왔습니다. 💌

"계기 같은 거?

봄이면 충분해"

날씨가 따뜻해지기 시작한 요즘, 보이지 않는 힘이 등을 밀어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달릴 때도 조금 멀리 나가고 싶어지고요. 리쿠르트 온라인 광고 영상 (2018)에서 저 카피가 등장했을 때 왠지 두근거렸습니다. 아무 이유가 없어도 시작하기 좋은 날. 바로 지금이 아닐까요? 

그럼 이번 주의 흥미로운 미술 소식을 알아볼까요?

English Heritage Conservator Rachel Turnbull gives a portrait believed to be of Lady Jane Grey a final examination. Photo: Christopher Ison, English Heritage via AP

1. 틱톡커가 사랑한 16세기 인물의 유일한 초상화 발견 

소셜미디어의 추앙을 받는 예술 작품들이 종종 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 등장하거나 유행에 맞물려 갑작스러운 인기를 얻는 경우가 있는데요. 한동안 유행했던 ‘드뮤어’ 스타일의 작품들이 다양한 큐레이션으로 소개되어 발견의 즐거움을 주기도 했었습니다.

최근 신기했던 틱톡 트렌드 중 하나는 이 역사적인 인물에 대한 관심이었습니다. 요즘 #ladyjanegrey 라는 해시태그로 16세기 영국의 여왕, 레이디 제인 그레이를 주인공으로 한 내셔널 갤러리의 소장품을 소개하는 영상이 다수 올라오고 있습니다. 작년, 아마존 프라임 드라마 <나의 레이디 제인 My Lady Jane>을 통해 제인 그레이에 대한 역사적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이야기가 잔잔한 인기를 모으기도 했는데요. 이 틴에이지 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미술사에서도 새로운 발견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활발해진 연구에 의해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유일한 초상화가 확인되었습니다.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역사적 배경

레이디 제인 그레이는 1553년 7월, 겨우 16세의 나이에 영국의 여왕으로 즉위했습니다. 제인 그레이의 즉위는 당시 튜더 왕조 내의 복잡한 정치적 음모 속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제인 그레이는 프로테스탄트 종교 성향을 가진 왕가의 일원으로, 당시 가톨릭을 복귀시키려는 메리 1세(‘블러디 메리’)와의 충돌 속에 일시적으로 왕위에 올랐습니다. 그러나 제인 그레이의 재위 기간은 단 9일에 불과했고, 결국 메리 1세에게 왕위를 빼앗긴 후 처형당하게 되었습니다. 이 처형은 당시 정치적 음모와 종교적 갈등 속에서 중요한 사건으로 기록되었습니다.

화제의 작품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처형>

제인 그레이는 후에 프로테스탄트의 순교자로 여겨지며, “9일의 여왕”이라고 불리는 비극적인 운명은 예술과 문학에서 자주 다루어졌습니다. 특히, 프랑스 화가 폴 들라로슈 Paul Delaroche의 1833년 작품 <레이디 제인 그레이의 처형>은 눈가리개를 한 채 처형대를 더듬더듬 찾고 있는 16세의 여왕을 묘사해, 많은 관람객들의 감정을 자극했습니다. 이 작품이 바로 최근 틱톡에서 트렌드가 된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의 소장품입니다.

새롭게 발견된 초상화

그 동안 제인 그레이가 생전에 제작된 초상화는 없다고 여겨져 왔으나, 최근 영국의 문화재 보호 단체인 English Heritage의 연구팀이 한 오래된 초상화를 재조명했습니다. 이 초상화는 제인 그레이가 살아 있을 당시 그려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혀졌습니다. 연구팀은 최첨단 기술 분석을 통해, 이 초상화가 제인 그레이를 묘사한 것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강력한 증거를 제시했습니다. 적외선 반사 분석과 나무 연대 측정을 통해 초상화의 연대를 연구했습니다. 이 결과, 초상화는 1539년과 1571년 사이에 그려졌을 것으로 추정되며. 제인 그레이의 생존 기간과 겹쳐진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대항마에서 순교자로

이 초상화는 한때 "9일 여왕"을 묘사한 대표적인 이미지로 간주되었지만, 이후 그 신뢰성이 의문시되었고, 잊혀졌습니다. 하지만 최신 연구 결과, 이 초상화의 배경과 얼굴 특징이 제인 그레이와 일치하는 점이 발견되었습니다. 특히, 초상화에서 제인 그레이의 의상과 얼굴 특징이 변화된 부분이 있으며, 눈, 입, 귀는 의도적으로 긁힌 흔적이 있는 것이 지적되었습니다. 이는 초기에 제인 그레이가 가톨릭 복귀를 시도한 메리 1세의 대항마로서의 이미지가, 후에 개신교 순교자로서 다시 그려지기 위한 의도적인 변형이었을 가능성을 시사합니다.

전시로 만나는 레이디 제인 그레이

새로 확인된 초상화는 3월 7일부터 배드포드셔의 레스트 파크 Wrest Park에서 전시되며, 제인 그레이 외에도 다른 역사적 인물들의 초상화도 함께 공개됩니다. 연구팀은 이번 초상화가 제인 그레이의 생애와 의미를 새롭게 조명할 중요한 작품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초상화는 제인 그레이의 정치적 복잡성과 순교자로서의 이미지를 동시에 담고 있으며, 역사적 맥락 속에서 재조명될 가치가 큰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새로 정체가 밝혀진 초상화와 이 작품을 중심으로 한 전시회. 이것은 소셜미디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일까요? 다음은 어떤 작품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발견’될까요?

2. 크리스티의 AI 미술 경매, 생각보다 잘 팔렸네?

화제와 논란 속에서 크리스티 옥션이 처음으로 시도한 AI 미술 경매인 <Augmented Intelligence> 경매가 2월 20일부터 3월 5일까지 진행되었습니다. 예상보다 높은 성과를 거두며 경매에 포함된 34개 작품 중 28개 작품이 판매되었습니다.

이번 경매에서 흥미로운 점은 입찰자 중 37%가 크리스티 옥션의 경매에 처음 참여한 신규 고객이었다는 사실과, 입찰자의 거의 절반인 48%가 MZ세대였다는 점입니다. 한때 붐이 일었다 사그라든 NFT 시장과 비교하며 AI 아트 시장을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하는데요. 지난해 Hiscox 보험사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미술과 NFT 미술 시장은 다소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AI 미술 시장은 2023년에 한번 정점을 찍었고, 현재 진화하고 있다고 관측하고 있습니다.

이번 크리스티 옥션의 AI 미술 경매가 화제가 된 배경에는 경매에 반대하는 공개 서한이 있었습니다. 이 서한은 크리스티 옥션에게 경매를 취소하라는 요청을 담고 있으며, 서명자는 6,500명에 달했습니다. 지난 아트레터에서 이 사건에 대해 다뤘었죠.

이 서한은 "경매에 출품된 많은 작품들이 저작권이 있는 작업을 무단으로 사용하여 훈련된 AI 모델로 생성된 작품"이라고 주장하며 논란을 이끌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 덕분에 AI 미술 경매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었고, 경매 결과는 72만 8,784달러(수수료 포함)를 기록하며 예상 최소 금액인 60만 달러를 초과했습니다.

가장 높은 가격에 낙찰된 작품은 레픽 아나돌의 <Machine Hallucinations – ISS Dreams – A> (2021)였습니다. 이 작품은 위성 이미지와 국제우주정거장(ISS)이 촬영한 120만 개의 이미지를 AI로 변환해 16분 길이의 동영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예상가 15만~20만 달러를 크게 웃도는 27만 7,200달러(약 4억 원, 수수료 포함)에 낙찰되었습니다.

그 다음으로 높은 가격에 팔린 작품은 지난 번에 소개한 홀리 헌든과 맷 드라이허스트의 <Embedding Study 1 & 2>였으며, 이 작품은 9만 4,500달러(약 1억 3천만 원, 수수료 포함)에 낙찰되었습니다. 지난해 휘트니 비엔날레를 위해 의뢰된 것으로, AI 모델을 이용해 홀리 헌든의 모습을 담은 사진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역시 지난 아트레터에서 다뤘던 알렉산더 레벤이 프로그래밍한 AI를 통해 로봇이 제작한 작품은 8,190달러 (약 1천2백만 원)에 낙찰되었습니다. 경매 기간동안 실시간으로 제작한 이 작품은, 경매 종료와 동시와 완성되었습니다.

이 외에도, 해롤드 코헨의 <Untitled (i23-3758)>(1987)은 코헨이 1960년대 후반 개발한 AI 드로잉 프로그램 AARON을 사용하여 만든 작품으로, 1만 1,340달러(약 1억 6천만 원, 수수료 포함)에 팔렸습니다.

크리스티 옥션의 이번 경매가 논란 속에서도 진행되었지만, 인간 예술가들의 저작권과 AI로 만들어진 예술 작품 간의 갈등은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 (광고) 뉴욕의 갤러리에서 만나는 현대 미술을 소개합니다

"미술에 관심은 있는데, 책은 읽어도 기억이 안나"

"이미 역사가 된 작가나 작품 말고, 요즘 미술 이야기를 듣고 싶어"

"단숨에 글로벌 미술 시장의 트렌드를 따라잡고 싶어"

현대 미술과 친해지고 싶다!

어떻게?

미술 시장의 중심, 뉴욕의 갤러리에 가볼까?

어디에서도 들을 수 없었던 현대 미술 현장의 이야기를 아트 어드바이저의 온라인 강의를 통해 쉽고 재밌고 편하게 만나보세요.

✨ Jung & Co 의 미술시간 | 뉴욕의 갤러리에서 만나는 현대 미술 ✨

✅ 매주 라이브 온라인 강의 (Zoom) + 강의 녹화본 다시보기

✅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갤러리와 대표 아티스트 소개

✅ 뉴욕 갤러리의 최근 전시 중 엄선한 2~3개 전시를 매 회차마다 집중적으로 탐구

✅ 뉴욕 갤러리 추천 전시 목록 (PDF) 제공

✅ 집중 탐구 전시와 아티스트 정보를 정리한 전자책 ebook (PDF) 제공

✅ 질문과 답변 그리고 소통을 위한 채팅방 운영

뉴욕의 갤러리의 생태계와 그 안의 사람들, 그리고 현대 미술의 시스템에 대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준비한 강의 시리즈입니다. 국내외 미술 시장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께 흥미로운 시간이 될거에요.

갤러리 전시는 각각 독특한 개성을 지닌 갤러리스트와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갤러리의 설립 배경과 미션 및 프로그램을 이해하고, 개별 작가와 전시를 집중적으로 탐구해 봅니다. 어떻게 뉴욕이 미술 시장의 중심이 되었는지, 그 이유를 갤러리와 아티스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뉴욕의 최신 전시를 통해, 한발 앞서 화제의 아티스트를 만나보세요. 현재 뉴욕에서 열리는 전시를 보면서 쉽게 미술계의 흐름을 읽으실 수 있을 거에요. 

지난 1월에 진행한 클래스에 뜨거운 반응이 있었습니다. 높은 만족도와 함께 매달 진행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답니다. 더 탄탄하게 준비해 돌아왔습니다.

새로운 시작을 알리며, 4월 클래스를 소개합니다.

[ 클래스 정보 ]

📍 제목: <뉴욕의 갤러리에서 만나는 현대 미술>

📍 형식: 온라인 강의 (Zoom) + 녹화 비디오 다시보기

📍 시간: 매주 수요일 한국 10 pm / 미국 (뉴욕 기준) 9 am 부터 1시간

📍 날짜: 총 4회: 4월 2일, 9일, 16일, 23일

📍 알림: 줌 Zoom 링크는 신청 확인 후 이메일을 통해 발송됩니다.

📍 신청 기간: 지금부터 한국 시간 4월 1일 자정까지 이메일 접수

📍 가격: $100 / 14만원

(입금 정보는 신청서와 신청 후 발송되는 이메일을 확인해 주세요)

신청방법: 구글폼을 작성해 주세요.

https://forms.gle/UG8V88ybN4JLgad46

클래스에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이메일 jj@jungandco.com 로 연락주세요.

🎤 강의자 소개 :

정지연, Jung & Co Art Advisory, LLC 대표

뉴욕을 거점으로 정앤코 아트어드비저리를 통해 아트 컨설팅, 컬렉션 관리, 아트 마켓 리서치, 미술관 및 갤러리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창업 전에는 뉴욕 첼시의 현대 미술 전문 갤러리에서 디렉터로 7년 이상 활동하면서 갤러리 전시와 아트페어 프리젠테이션을 기획하고 프로모션해왔습니다. 뉴욕대학교 티시 스쿨에서 초대 강사로 아트비즈니스 수업에서 강의한 바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Google Arts & Culture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소더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 뉴욕, 미국 미술사 전공,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미술사학 복수전공,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