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아트어드바이저 지연입니다.

최신 해외 미술 소식을 배달하는 아트레터가 왔습니다. 💌

뉴욕의 아시아 위크를 통해 고요하게 격동적인 한 주를 보냈습니다. 미국에서 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미술 시장 관련 행사 중 가장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주간입니다. 특히나 고미술 시장의 주요 관계자들이 뉴욕을 찾아 주요 거래들이 이루어졌습니다. 한국의 정치와 사회 상황에 대한 의문도 있었지만, 한국 미술에 대한 기대가 꾸준히 커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럼 이번 주의 흥미로운 미술 소식을 알아볼까요?

1. 아트페어에 깜짝 등장한 클림트의 아프리카 왕자

영영 볼 수 없을 줄 알았던 구스타프 클림트의 그림이 홀연히 아트페어에 나타났습니다. 네덜란드의 대학 도시, 마스트리히트에서 열리는 TEFAF 아트페어는 고전적인 작품들이 주로 거래되는 아트페어 입니다. TEFAF 전시장을 걷다보면 여기는 미술관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인데요. 오랫동안 미술 탐정들이 쫓고 있는 놀라운 작품들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3월 15일부터 20일까지 열린 이번 TEFAF에서 큰 주목을 받은 작품은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프리카의 왕자를 그린 초상화였습니다.

클림트의 이 초상화는 오랫동안 행방불명 상태였습니다. 오스트리아 비엔나를 기반으로 한 갤러리, 비엔로이터와 콜바허 Wienerroither and Kohlbacher가 이 작품을 TEFAF에 선보이자, 많은 미술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였습니다. 1897년에 제작된 작품의 가격은 약 237억 원 (1,500만 유로)으로 알려졌습니다. 2023년, 오스트리아의 한 부부가 갤러리에 가져왔을 때, 작품은 서명이 없고 먼지에 덮여있는 상태였지만 작품 뒷면에서 클림트의 유작임을 기록하기 위한 희미한 도장이 발견되었습니다. 잃어버렸던 작품이 발견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작품은 클림트가 1896년에 골드코스트에 살고 있는 아프리카인들의 모습을 담은 전시를 보고 아프리카 오수 Osu (현재 가나)의 왕자, 윌리엄 니이 노르티 도우오나의 모습을 그린 것으로 추측되고 있습니다. 당시 상당한 인기를 모았던 이 전시는 작가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이 전시를 보고 영감을 얻은 클림트가 초상화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까지 이 작품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였습니다. 이 작품은 클림트가 사망할 때까지 소유했다가 1923년 유작 경매에서 판매된 후, 유대인 여성인 에른스타인 클라인이 소장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1938년 나치 독일의 영향으로 인해 클라인 부부가 모나코로 이주하면서 작품을 뒤로 하게 되었고 1938년 이후, 이 작품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습니다. 영화 <우먼 인 골드>의 도입부와 같은 이야기이지요.

이번 작품 판매는 복잡한 법적 절차가 남아있습니다. 클라인의 후손들과 현재 소유자 간의 합의에 따라 판매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비엔로이터와 콜바허 갤러리는 원래 작년 TEFAF에 이 작품을 내놓으려 했으나 판매 수익 배분에 대한 합의에 어려움을 느껴 마지막에 철회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어렵게 등장한 클림트의 아프리카의 왕자의 초상화가 이번 아트페어의 하이라이트로 꼽혔습니다.

이 작품은 클림트의 예술 발전에 중요한 전환점을 나타내며, 이후 초상화에 자주 등장하는 상징적인 꽃 모티프를 사용한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닙니다. 그의 초기 작품 중 하나로, 작품가가 상당히 상승한 클림트의 기존 기록가에 비하면 가격이 비교적 낮지만 (200억원대가...) 역사적으로 큰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2. 뉴욕 아시아 위크, 달항아리와 인도의 피카소가 만들어낸 놀라운 기록들

아시아의 미술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뉴욕에 모이는 일주일, 바로 아시아 위크가 이번 주에 열렸습니다. 아시안 아트 전문 갤러리들이 특별전을 열고, 미술관을 비롯한 기관들이 다양한 관련 행사를 진행하며, 전세계의 아시아 고미술 딜러들이 이 기간에 집중적으로 교류하게 되는데요. 그 중심에는 크리스티 옥션의 아시아 아트 세일이 있습니다. 이번 경매에서 화제가 된 두 작품이 있었습니다. 바로 조선시대의 달항아리와 인도의 현대 미술가 마크불 피다 후세인의 회화 작품이었습니다.

18세기에 제작된 달항아리가 18일에 열린 뉴욕 크리스티 옥션의 경매에서 약 41억 원 (283만3천 달러, 수수료 포함)에 판매되었습니다. 총 245점의 작품이 출품된 이번 한국과 일본 미술 경매에서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린 작품이었습니다. 현존하는 달항아리가 20여점이라고 파악되는 가운데 그 희귀함과 이상적인 형태 그리고 뛰어난 발색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입니다. 일본인 소장가가 출품한 것으로, 미국인 응찰자가 낙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년 전, 같은 시기인 3월에 뉴욕 크리스티 옥션에서 달항아리가 당시 예상가를 3배 이상 넘긴 456만 달러 (당시 환율로 약 60억 원)에 낙찰되어 관심이 쏠린 바 있습니다. 2023년에 형성된 달항아리의 역대 최고가는 미국 내에서 조선 백자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현재 미국 덴버 미술관에서 <Lunar Phases> 라는 제목으로 달항아리를 중심으로 한 특별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6월 8일까지)

이어서 크리스티 옥션에서 19일에 열린 남아시아 현대 미술 경매에서 중요한 이정표가 세워졌습니다. 이번 경매에서 인도 현대 미술 작품이 처음으로 천만 달러를 돌파한 것이죠. 마크불 피다 후세인 Maqbool Fida Husain (M.F. Husain)의 <Untitled (Gram Yatra)> (1954)가 예상가를 크게 웃도는 약 201억 원 (1,380만 달러)에 낙찰되었습니다. 이 작품의 낙찰가가 경매 총액인 2,490만 달러의 거의 절반을 차지했습니다 ‘인도의 피카소’라 불리는 후세인의 작품 중 천만 달러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후세인의 최고가 탄생은, 남아시아 현대 미술 시장의 급격한 성장을 보여주는 중요한 순간이었습니다.

후세인의 작품 <Untitled (Gram Yatra)>는 인도 뉴델리에서 제작되어 노르웨이에 오랫동안 소장되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의사, 리온 엘리야스 볼로다스키 박사가 세계보건기구 WHO의 흉부외과 훈련 센터를 설립하기 위해 뉴델리에서 머물고 있을 때 이 작품을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볼로다스키 박사는 2차 세계 대전 중에 고향을 떠나 오슬로에서 의학을 공부하였고, 이후 인도주의적인 의료 활동을 펼쳤습니다. 한국 전쟁 중 의료 지원을 위해 한국을 찾기도 했습니다. 볼로다스키 박사로부터 후세인의 작품을 기증받은 오슬로 대학 병원은 작품을 오랫동안 내부에 전시하다가, 차세대 의사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하기 위해 작품을 경매에 내놓았습니다.

이 작품은 13개의 장면을 통해 인도의 여성들이 소를 짜고, 곡물을 가는 등, 과거 인도의 일상을 묘사합니다. 후세인은 1952년 중국 여행을 통해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을 발전시켰고, 이후 유럽 여행을 통해 현대 미술가들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Untitled (Gram Yatra)>는 영국으로부터 독립 후 인도 현대 미술의 정체성과 인도 문화의 상징을 표현한 중요한 작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현대 인도 회화의 거장이라 불리는 후세인의 초기 작품이 만들어낸 최고가 탄생이 인도 미술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 (광고) 뉴욕의 갤러리에서 만나는 현대 미술 클래스

아트레터만으로는 부족하다면?

뉴욕의 갤러리와 그 안의 사람들, 그리고 요즘 미술이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 준비한 강의를 소개합니다.

현대 미술을 움직이는 갤러리 전시는 각각 독특한 개성을 지닌 갤러리스트와 아티스트의 협업으로 만들어집니다.

뉴욕의 최신 전시를 통해, 한발 앞서 화제의 아티스트를 만나보세요.

어떻게 뉴욕이 미술 시장의 중심이 되었는지, 그 이유를 갤러리와 아티스트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대표적인 갤러리의 설립 배경과 미션을 이해하고, 최신 전시와 아티스트를 탐구해 봅니다.

현재 뉴욕에서 열리는 전시를 보면서 쉽게 현대 미술계의 흐름을 읽으실 수 있을 거에요.

✨ Jung & Co 의 미술시간 | 뉴욕의 갤러리에서 만나는 현대 미술 ✨

✅ 매주 라이브 온라인 강의 (Zoom) + 강의 녹화본 다시보기

✅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갤러리와 대표 아티스트 소개

✅ 뉴욕 갤러리의 최근 전시 중 엄선한 2~3개 전시를 매 회차마다 집중적으로 탐구

✅ 뉴욕 갤러리 추천 전시 목록 (PDF) 제공

✅ 집중 탐구 전시와 아티스트 정보를 정리한 전자책 ebook (PDF) 제공

✅ 질문과 답변 그리고 소통을 위한 채팅방 운영

지난 1월에 진행한 클래스 이후 매달 진행해달라는 요청을 많이 받았답니다.

더 탄탄하게 준비해 돌아왔습니다.

봄과 함께 찾아온 4월 클래스를 소개합니다.

[ 클래스 정보 ]

📍 제목: <뉴욕의 갤러리에서 만나는 현대 미술>

📍 형식: 온라인 강의 (Zoom) + 녹화 비디오 다시보기

📍 시간: 매주 수요일 한국 10 pm / 미국 (뉴욕 기준) 9 am 부터 1시간

📍 날짜: 총 4회: 4월 2일, 9일, 16일, 23일

📍 알림: 줌 Zoom 링크는 신청 확인 후 이메일을 통해 발송됩니다.

📍 신청 기간: 지금부터 한국 시간 4월 1일 자정까지 접수

📍 가격: $100 / 14만원 (입금 정보는 아래 구글폼을 확인해 주세요)

신청방법: 구글폼을 작성해 주세요.

https://forms.gle/UG8V88ybN4JLgad46

클래스에 궁금하신 점이 있으시면 jj@jungandco.com 로 연락주세요.

🎤 강의자 소개 : 정지연, Jung & Co Art Advisory, LLC 대표

- 뉴욕을 거점으로 정앤코 아트어드비저리를 통해 아트 컨설팅, 컬렉션 관리, 아트 마켓 리서치, 미술관 및 갤러리 교육 프로그램 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창업 전에는 뉴욕 첼시의 현대 미술 전문 갤러리에서 디렉터로 7년 이상 활동하면서 갤러리 전시와 아트페어 프리젠테이션을 기획하고 프로모션해왔습니다. 뉴욕대학교 티시 스쿨에서 초대 강사로 아트비즈니스 수업에서 강의한 바 있습니다. 다양한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Google Arts & Culture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소더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 뉴욕, 미국 미술사 전공, 석사

이화여자대학교, 경제학·미술사학 복수전공, 학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