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아트레터
1️⃣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된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2️⃣ 마우리치오 카텔란 황금 변기 도난 사건의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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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아트어드바이저 지연입니다.
최신 해외 미술 소식을 배달하는 아트레터가 왔습니다. 💌
뉴스를 통해 보는 세상에는 상관없어 보이는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뉴스레터를 위해 선별된 이야기를 가지고 작업을 하다 보면 묘한 연결지점을 발견하는 경우도 있는데요. 오늘 다루게 될 세 명의 아티스트들의 이야기는 정말 달라도 참 다릅니다. 평화의 행진과 황금 변기, 그리고 포르노. 각각 이질적인 요소를 지닌 아티스트들이 독특한 이유로 뉴스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럼 이번 주의 흥미로운 미술 소식을 알아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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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chelangelo Pistoletto at Cittadellarte, 2024. Photo: Pierluigi Di Pietro, courtesy of Lévy Gorvy Day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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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벨평화상 후보로 지명된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
이탈리아의 대표적인 아티스트 미켈란젤로 피스톨레토(1933년 생)가 2025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되었습니다. 피스톨레토는 아르테 포베라(Arte Povera) 운동의 중심 인물로, 예술을 통한 사회적 변화를 촉진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비전을 제시한 작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피스톨레토는 예술이 단순한 미적 표현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는 작품을 통해 상업주의와 물질주의를 거부하며, 인간과 자연, 기술 간의 균형을 추구하는 사상을 지속적으로 펼쳐왔습니다. 특히 그의 대표적인 개념인 ‘제3의 낙원 (Third Paradise)’은 2003년에 제시된 이후, 그의 예술 활동의 핵심적인 주제로 자리잡았습니다. ‘제3의 낙원’은 인간의 창의력과 자연, 기술의 융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피스톨레토의 ‘제3의 낙원’은 그의 작업에서 중요한 상징적 요소로, 무한대 기호로 표현됩니다. 이 개념은 평화와 지속 가능성을 위한 활동의 중심이 되어, 2014년 쿠바에서 주도한 평화 행진과 같은 공공 행사로도 확산되었습니다. 이 평화 행진에서는 수천 명의 사람들이 모여 화해와 평화를 촉진하기 위해 함께 걸었습니다. 이 행진은 피스톨레토의 예술적 사상과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피스톨레토는 이번 노벨 평화상 후보 지명에 대해 “이번 지명은 이제까지 내가 한 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작업을 위해 헌신할 것을 기대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또한 "예술은 급진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하며, 인류가 평화를 이룰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것만으로도 나 자신이 더 나아진다고 느낀다"며 예술의 힘을 강조했습니다.
피스톨레토의 지명은 예술이 평화와 인류애를 증진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주는 사례입니다. 그의 작품과 사상은 예술과 사회를 연결하는 중요한 중간자 역할을 하며, 예술을 통한 사회적 변화와 평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는 2025년 10월에 발표되며, 12월에 시상식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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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 by artist Maurizio Cattelan. Photo: Leon Neal/Getty Imag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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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우리치오 카텔란 황금 변기 도난 사건의 결말
2019년, 영국 블렌하임 궁전에서 이탈리아 아티스트 마우리치오 카텔란의 유명한 설치미술 작품, 18캐럿 황금으로 만든 변기가 단 5분 만에 도난당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피고인들은 세 명으로, 이들은 지난주 초 옥스퍼드 법원에서 재판을 받게 되었습니다.
카텔란의 작품 <아메리카>(2016)는 실제로 사용 가능한 황금 변기로, 2019년 9월 블렌하임 궁전에서 열린 전시 중에 도난당했습니다. 도난 사건은 치밀하게 계획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검찰은 피고인들이 사건 전 몇 주 동안 궁전의 구조를 탐색하며 준비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은 새벽에 차량을 몰고 궁전의 나무 문을 밀고 들어가, 순식간에 작품을 훔쳐 도망쳤습니다.
이번 재판에서 공개된 CCTV 영상은 사건 당시의 상황을 포착하고 있습니다. 범행은 2019년 9월 14일, 새벽 4시 50분부터 시작되었으며, 사용된 차량 두 대는 도난 차량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영상에서는 한 남자가 황금 변기의 앉는 부분을 들고 차량으로 향하는 모습이 찍혔고, 또 다른 남자가 나머지를 차량으로 옮긴 후 4시 54분경 도주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도난된 작품은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은 작품이 이미 해체되어 작은 금 조각들로 팔렸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 작품은 당시 480만 파운드(약 75억 원)의 가치로 보험에 가입되어 있었습니다. 같은 작품이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에 설치되어 관람객들이 실제로 사용할 수도 있었지요. (저도 여러번 이용해 보았습니다)
카텔란은 이번 사건에 대해 처음에는 장난이라고 생각했으나, 이후 작품의 도난이 예술계의 사치스러움을 비판하는 유머로 해석되기를 바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재판은 약 4주 동안 진행될 예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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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ff Koons poses with Rabbit at the Tate Modern in 2009. Photo: Daniel Deme/EPA, via Shuttersto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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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제프 쿤스 저작권 침해 소송 기각
미국 뉴욕 연방법원에서 제프 쿤스의 <Made in Heaven> 시리즈와 관련된 저작권 침해 소송이 기각되었습니다. 이번 소송은 1989년과 1991년에 제작된 <Made in Heaven> 시리즈의 일부 작품들이 원고인 마이클 A. 헤이든의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제기된 것입니다.
소송의 배경
소송의 원고인 마이클 A. 헤이든은 미국 출신의 조각가로, 1988년에 이탈리아의 포르노 배우이자 정치인인 일로나 스탈러 (예명 치치올리나)를 위해 <Il Serpente>라는 조각을 제작했습니다. 이 조각은 거대한 뱀이 바위 기둥에 얽혀 있는 형태로, 스탈러가 운영하던 회사에서 주최한 공연 무대에서 사용되었습니다. 이 작품이 이번 소송의 중심이 됩니다.
헤이든은 1989년과 1990년에 제프 쿤스가 제작한 <Made in Heaven> 시리즈 중 일부 작품에서 자신의 조각을 무단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탈러가 쿤스와 함께 작업을 하고, 이후에 쿤스와 결혼하게 되는데요. 쿤스는 스탈러와 함께 이 조각 위에서 포즈를 취한 사진들을 촬영했으며, 이후 그 사진들을 바탕으로 사진, 조각, 회화 등 다양한 형태로 작품을 완성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1990년에 제작된 <Jeff and Ilona (Made in Heaven)>와 같은 작품에서 헤이든의 조각이 중요하게 나타나면서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의 판결
2월 25일, 뉴욕 연방법원에서 티모시 리프 판사는 헤이든의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헤이든은 2019년에야 <Made in Heaven> 시리즈에서 자신이 만든 조각이 사용된 것을 알게 되었고, 2021년에서야 소송을 제기한 것입니다. 리프 판사는 헤이든이 쿤스의 작품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시점이 너무 늦었다고 지적하며, "헤이든은 2019년까지 쿤스의 작품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하지만, 사실 그가 이 작품들에 대해 더 일찍 알 수 있었을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1990년에 문제가 된 쿤스의 작품이 베니스 비엔날레에서 공개되었을 당시 이미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기 때문에 헤이든이 이를 모르고 있었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소송을 기각했습니다.
소송의 의미와 향후 전망
제프 쿤스는 이전에도 여러 저작권 관련 소송에 휘말렸으며, 2021년에는 프랑스에서 열린 저작권 침해 소송에서 패소한 바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Fait D'Hiver>는 파리 퐁피두 센터에서 전시된 적이 있는 1988년 작품입니다. 이 작품에서 패션 브랜드 ‘나프 나프’의 광고 캠페인을 위한 사진과 유사한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진작가 프랑크 다비도비치가 쿤스가 무단으로 자신의 작품을 이용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걸었고, 결국 쿤스는 19만 유로의 배상금을 지급해야 했습니다.
이번 <Made in Heaven> 시리즈에 대한 소송은 예술과 저작권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또한 저작권 보호 기간이 지나거나 소송을 제기한 시점에서 너무 오랜 시간이 경과한 경우, 그 법적 효력은 어떻게 판단될 것인가에 대한 중요한 사례를 남긴 것입니다. 헤이든과 그의 변호사는 이번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할 계획임을 밝혔으며, 향후 이 소송의 결과는 예술계와 법조계에서 계속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인생은 역시 타이밍인 걸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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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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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또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갈게요.
정지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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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NG & CO ART ADVIS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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