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아샴의 조각이 마크 저커버그의 뒷마당에? 중동에서 온 소더비 옥션의 투자자, 로스코 예배당 페쇄. 안녕하세요
아트어드바이저 지연입니다.
한 주의 해외 미술 소식을 배달하는 아트레터가 왔습니다. 💌
오래간만이에요. 🤗
꾸준히 구독해 주시는 분들이 늘어가는 사이, 잠시 멈춤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기다려 주시고 응원해 주신 분들의 이메일과 메세지를 읽으며 다시 시작할 준비를 했어요.
더 읽기 쉽고, 기억하기 좋게 변화를 시도했습니다.
그동안 변하지 않은 것은, 예술은 쉴새없이 태어나고 있다는 것이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습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온 아트레터 시즌 2!
이번 주에 있었던 흥미로운 미술 소식을 살펴볼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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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 제국 덕후 마크 저커버그가 부인에게 선물한 조각
- 소더비 옥션의 새로운 투자자, 중동에서 온다
- 로스코 예배당, 태풍으로 인해 무기한 폐쇄
+ 뉴스레터의 스크랩북, 인스타그램을 시작합니다. 곧 만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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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pyright: Instagram @zu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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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마 제국 덕후 마크 저커버그가 부인에게 선물한 조각
신혼 여행을 로마로 가고, 세 자녀들에게 모두 고대 로마인의 이름을 지어줄 정도로 로마 제국에 빠져있는 마크 저커버그가 부인인 프리실라 챈에게 전통적인 선물을 했습니다. 고대 로마의 황제들이 했던 것처럼요.
아티스트 다니엘 아샴에게 의뢰한 이 조각은 그의 스타일이 잘 녹아들어간 작품입니다. 인물은 산화된 금속처럼 녹색으로 처리되었고, 감싸고 있는 의상은 표면을 매끄럽게 마감하여 거울처럼 빛납니다. 실제 인물보다 크게 제작된 이 작품은 상당한 무게감을 가집니다. 프리실라 챈이 마치 여느 날 아침처럼 작품 앞에서 무심히 커피를 마시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진이 마크 저커버그 본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와 화제가 되었습니다.
포스팅을 통해 저커버그는 이 작품은 고대 로마의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럼 로마에서는 이런 관행이 어떤 의미로 행해졌을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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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ia Drusilla, the wife of Roman Emperor Augustus, Natioinal Archaeologial Museum, Naples. Copyright: Steven Zuck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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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투스 황제의 부인이자 티베리우스와 대 드루수스 황제의 어머니인 리비아 드루실라의 조각상을 볼까요? 아샴의 작품과 표정이나 의상에서 닮은 점을 찾아볼 수 있죠.
고대 로마에서 황제의 부인 조각상들은 가문의 사회와 정치적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공공 장소에 놓였습니다. 이 전통은 부인의 미덕을 강조했고 가족의 대중적인 이미지를 만들어냈습니다. 조각상들은 개인적인 헌사일 뿐만 아니라 정치적인 표현이었고, 사회적인 위계질서를 강화했습니다. 사랑꾼의 이벤트라고만 하기엔 의미심장한 선물이죠.
페이스북의 초창기부터 동시대 미술가들에게 작품을 의뢰하여 오피스를 채워 ‘페이스북 아티스트’라는 이력이 생길 정도로 다양한 작품이 회사에 소장되어 있는데요. 정작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CEO 중 한 명인 저커버그의 미술 컬렉션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이제부터 그가 본격적으로 컬렉팅을 할지, 그 컬렉션을 계속적으로 공개할지 궁금해집니다.
저커버그의 행동은 개인적인 애정을 과시하는 동시에 부인에게 마치 역사적인 경의를 보내는 것처럼 보입니다. 프리실라 챈은 교육과 의료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챈 저커버그 이니셔티브’를 공동으로 설립한 의사이자 자선사업가로, 저커버그는 챈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해왔죠. 부인의 성취와 영향력을 기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삶을 로마 전통과 연결시켜 지속적인 유산으로 남기려고 하는 욕망이 드러난 것은 아닐까요?
로마 조각상은 대리석과 청동과 같은 재료를 주로 사용했고 이상과 현실을 혼합했습니다. 다니엘 아샴은 오늘날 이를 누구보다 잘 다루는 아티스트입니다. 천 년 후의 미래를 오래된 것으로 만드는 작품으로 잘 알려진 아샴은 예술과 산업의 영역을 넘나드는 멀티플레이어입니다. 아샴의 작품이 궁금하시다면 현재 서울 롯데뮤지엄에서 10월 13일까지 열리고 있는 전시, <다니엘 아샴: 서울 3024-발굴된 미래>를 방문해보세요. 저커버그가 선택한 작가의 세계관을 직접 목격하실 수 있을거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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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exterior of Sotheby's London, Courtesy: Sotheby's, Copyright: Tom Cart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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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더비 옥션의 새로운 투자자, 중동에서 온다
소더비 옥션이 올해 거친 변화는 지난 몇십 년을 합친 것보다 많습니다.
소더비 옥션은 올해 2월에 새로운 수수료 구조를 발표했고, 6월에는 처음으로 홍콩에 문을 열었으며, 오는 10월에는 파리에 새 건물로 이사할 예정입니다. 내부 구조조정도 뒤따라 대규모 인사 이동과 해고가 있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아랍에미리트 국부 펀드인 아부다비개발지주회사 (ADQ)는 소더비의 소수 지분을 약 1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습니다. 규제 승인이 있을 때까지 마무리된 것은 아니나 연말까지 마감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위해 소더비 옥션은 주식을 새로 발행했고요. 이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 현재 대주주인 소더비 옥션의 오너, 패트릭 드라히도 지분 인수에 추가 자본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이 대규모 투자는 소더비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고 특히 부동산 분야에 성장과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소더비의 최고경영자 찰스 스튜어트는 “추가적인 자본과 투자 전문성은 우리의 전략적인 시도를 가속화하고, 예술과 명품 시장에서의 우리의 탁월함에 대한 헌신을 확장하고, 전 세계 고객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계속해서 혁신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2018년에 설립된 ADQ는 아랍에미리트의 국부 펀드 중 네 번째로 큰 것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문화 분야를 강화하고자 여러 투자처를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패트릭 드라히가 설립하고 최대주주로 있는 다국적기업 알티스 Altice는 약 600억 달러의 부채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요. 이 중동 머니가 과연 소더비 옥션의 확장과 변화에 어떤 바람을 일으킬지 궁금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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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Rothko Chapel. Courtesy: The Rothko Chapel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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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로스코 예배당, 태풍으로 인해 무기한 폐쇄
마크 로스코 벽화로 유명한 텍사스 휴스턴의 로스코 예배당이 폭풍 베릴의 피해로 인해 무기한 폐쇄되었습니다. 7월 8일 상륙한 카테고리 1의 폭풍은 예배당의 천장, 벽, 그리고 마크 로스코의 패널 작품 3개에 상당한 피해를 입혔습니다. 이번 폭풍은 미국에서 280억 달러에서 320억 달러 사이로 추정되는 피해와 최소 64명의 사망자를 낳았습니다.
1971년에 문을 연 로스코 예배당은 현재 국가 사적지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1964년, 텍사스의 컬렉터 메닐 부부의 요청으로 작품 제작을 맡은 마크 로스코는 건축가인 필립 존슨과 함께 구조적인 디자인에도 참여했습니다. 1970년에 자살로 로스코가 세상을 떠난 후 공개된 이 예배당은 작가의 작품으로 채워진 고요한 공간에서 영적인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졌습니다. 2019년부터 2020년까지 대대적인 보수 공사를 진행하였고 조명과 방문자 센터를 포함한 레노베이션을 마친 후 재개관을 했지요. 매년 약 11만 명의 방문객이 찾는 이 예배당은 로스코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가장 신성한 장소라고 불려왔습니다. 예배당으로 불리지만 종교의 경계를 넘어 정신적 성찰과 참여를 위한 공간으로서 큰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폭풍 피해를 측정하고 보수하기 위해 휘튼 앤 프록터 파인 아트 컨서베이션 Whitten & Proctor Fine Art Conservation 에 의뢰를 요청했고 수리의 전체 범위와 비용은 아직 평가 중입니다. 로스코의 작품 거래 기록을 보면, 2021년 경매에 나온 1951년 작품이 약 1,100억 원 (8,250만 달러)에 낙찰된 바 있습니다.
많은 사상자와 피해를 낸 폭풍이 지나간 슬픔이 있는 곳에 필요한 것이 로스코 예배당일 텐데요. 안전하게 복원되어 곧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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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준비한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뉴스레터를 읽어보시고 궁금하신 것이 있다면 주저말고 이메일 주세요. 인사도 좋고요!
여러분의 이메일이 아트레터를 지속하게 하는 힘이 됩니다.
그럼 또 새로운 이야기로 찾아갈게요.
정지연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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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에서 배달가는 전세계 미술 소식
아트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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